2012년 10월 21일 일요일

3~5년 내 세계를 바꿀 10대 신기술

3~5년 내 세계를 바꿀 10대 신기술

대사공학, 물질설계나노기술 등

 
전자 기기를 무선으로 충전하고, 화학연료가 아닌 바이오 소재를 이용해 신약과 물질을 생산하며, 수많은 데이터 중에서 의사결정에 필요한 데이터를 추출하는 기술이 각광받는 시대가 가까운 미래에 도래할 전망이다.
▲ 세계를 바꿀 10대 기술과 산업바이오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상엽 KAIST 교수. ⓒ인간개발연구원
세계경제포럼 산하 미래기술 글로벌 어젠다 카운슬은 지난 2월 ‘2012년 세상을 바꿀 10대 신기술’을 선정해 발표했다. 인류가 직면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로, 향후 3~5년 내에 주요한 기술을 우선순위별로 소개한 것.

카운슬 의장을 맡고 있는 이상엽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기술대학 교수는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세계를 바꿀 10대 신기술에 대해 소개하고, 합성생물학과 대사공학 등 한국이 주도적으로 연구개발해 상용화 과정에 들어간 기술에 대해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세상을 바꿀 10대 신기술

10대 신기술은 △정보기술 △합성생물학과 대사공학 △녹색혁명 2.0 △물질설계 나노기술 △시스템생물학과 화학 생물시스템의 시뮬레이션기술 △이산화탄소 원료 활용기술 △무선 파워 전송기술 △고에너지밀도 파워시스템 △개인 맞춤형 의약·영양·질환예방기술 △신교육기술이다.

10대 신기술에 첫 번째로 이름을 올린 ‘정보기술’은 많은 양의 데이터 가운데 의사결정에 필요한 데이터를 걸러주는 기술로, 정보보안·추출·정리·활용 등을 통해 정보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에너지와 물에 의존하지 않는 식량과 바이오 매스 증산 기술인 ‘녹색혁명2.0’에 대해 카운슬측은 세계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식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기술이라 밝혔다.

이 밖에 환경문제 등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지목된 이산화탄소를 값비싼 탄화수소와 탄소함유 분자로 전환해 원료로 활용하는 기술, 유전체학와 당백질체학, 대사체학 등을 이용한 개인 맞춤형 의약·영양·질환예방기술에 과학계와 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선정된 ‘신교육기술’은 소셜미디어와 열린 강의를 이용해 각 개인 간의 비판적 사고력과 창조성을 키울 수 있는 맞춤형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이 교수는 “정보의 획득방식이 변하고 데이터의 양이 엄청난 속도로 축적되고 있지만 수업방식은 수십 년 전과 똑같다”며 “앞으로는 ‘학교에는 숙제하러 가고 공부는 집에서 혼자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고 말했다.

이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온라인을 통해 정규 교과목은 물론 전 세계 강연을 듣고 혼자 공부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이를 바탕으로 학교에서는 교사의 지도하에 토의를 진행, 의견을 교류하는 장으로서 학교는 존재하게 될 전망이다. 이어 그는 “IT기술을 활용한 효율적인 교육방법이 미래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생물 조절해 OLED TV도 만들어

합성생물학은 자연 상태의 생물체 시스템에 공학적 접근방법을 도입해 특정 목적으로 재설계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술이고, 대사공학은 세포의 대사 및 조절 네트워크를 공학적으로 조작해서 기 생산 대사산물의 효율적 생산, 비 생산 대사산물의 신규 생산, 다양한 탄소원 활용, 인체 및 환경 유해 화학물질의 분해, 생물공정의 효율화를 달성하는 기술이다.
▲ 세계경제포럼 산하 미래기술 글로벌 어젠다 카운슬은 지난 2월 ‘2012년 세상을 바꿀 10대 신기술’을 선정해 발표했다. ⓒwww.weforum.org


예를 들면 토마토의 2차대사산물인 라이코펜(Lycopene)이 생성되는 경로를, 조작된 대장균에 적용하면 대장균도 라이코펜을 만들어낸다. 5리터의 대장균을 40~45시간 발효하면 5톤 트럭 규모의 토마토에서 생성되는 라이코펜이 추출된다. 게다가 토마토를 재배하는데 50일이 소요됨에 비해 대장균을 활용하면 단 2일이면 된다.

또한 대장균의 대사공학과 합성생물학에 의한 초고분자량 거미실크 단백질의 생산이 가능하다. 미래의 첨단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거미 실크 섬유는 고강도·고탄성의 특징을 갖고 있고, 생체에 적합하며 재생 가능한 원료로 방탄조끼, 낙하산, 수술용 봉합사, 고강도 로프 등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교수는 한우의 반추위에 있는 미생물인 ‘맨하이미아’ 균의 발효과정에서 얻어지는 숙신산(일명 호박산)을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맨하이미아 가상세포를 개발한 바 있는데, 서울에서 대전으로 가는 KTX 안에서 우연히 한우의 소화과정에서 가스 발생한다는 내용을 담은 잡지를 보고 이 연구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석유 대신에 바이오 소재를 이용해서 만들 수 있는 것이 무궁무진하고, 미생물을 조절해 무기물질인 OLED TV도 만들 수 있다”며 “기술의 발달로 석유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적 생산으로 인류를 풍요롭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시연 객원기자 | navirara@naver.com

저작권자 2012.10.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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