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29일 월요일

인재양성 스마트교육 어떻게 이루어지나

인재양성 스마트교육 어떻게 이루어지나

KERIS, 핀란드 교육사례를 엿보다

 
지난 2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글로벌 인재포럼의 발표자로 나선 김진숙 본부장(한국교육학술정보원, KERIS)은 "스마트 교육의 목표는 단 하나, 성장하는 아이들이 사회에서 경쟁력을 갖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디지털 시대의 흐름에 맞춰 OHP필름에서 스마트 기기로의 전환이 아니라고 단정지어 말했다.

사실 일각에서는 서책형 교과서(종이 교과서) 대신 스마트 기기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수업하는 것이 과연 교육적으로 옳은 것인지 모르겠다는 우려가 있다. 스마트 교육이 확대될수록 즉흥적이고 시각적인 것에만 관심을 보이는 청소년들이 스마트 기기만 하루 종일 붙들고 있을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 김진숙 본부장(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스마트 정책과제로 △디지털교과서 개발 △온라인 수업 △교육컨텐츠 개발 △ 교원의 역량 향상 △클라우드 교육서비스를 위한 환경 조성을 꼽았다. ⓒScienceTimes

스마트 교육의 득과 실

KERIS는 스마트교육 정책이 시작되면서 현직 교사와 협력해 스마트 교육의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왔다. 김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그동안 운영됐던 사업 몇가지를 사례로 들어 가감없이 설명했다.

한 가지 사례로 영어 발음이 나빠 고민을 하던 한 영어교사의 스마트 교육사례가 있다. 그는 학생들에게 역할놀이를 준비해 종종 수업을 진행해 왔다. 스마트 폰을 구입하자마자 연극을 하는 아이들을 촬영해 주변 동료교사와 나눠보기도 하고, 해당 학생에게 피드백을 해 줬다. 선생님의 수업방식에 신선함을 느낀 학생들은 좀 더 자발적으로 수업에 참여했고 해당 교사도 스마트 교육 활용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게 됐다.

디지털 네이티브로 규정짓는 요즘 아이들은 디지털 형태로 기록하고, 관리·공유하는 작업이 너무나 일상화돼 있다.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픈 에너지가 넘치는 이들에게는 인터넷으로 소통하는 디지털 문화가 너무나도 익숙하다. 반면, 기성세대는 디지털에 익숙치 않는 세대로 ‘디지털 이주민’이라 부른다. 급변하는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이미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이주했다’는 의미에서다.

김 본부장은 “기성세대는 아이들이 놀고 싶은 것만 탐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요즘 아이들에게는 매일 만나야 친구고, 매일 만나야 직장동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친구 관계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SNS를 통해 얼마든지 정을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디지털 네이티브의 특징이다”고 말했다.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김 본부장은 △창조성(Creativity) △협동심(Collaborative Abilities) △소통능력(Communication Skills) △ 시민의식(Citizenship)이 21세기 아이들이 가져야할 역량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앞으로 이러한 역량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스마트 기기에 우선을 두는 것이 아니라 인재양성에 가치를 두어야 한다. 또 값비싼 스마트 기기를 어떻게 공평하게 누릴 수 있을지,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 개발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몇 가지 있다”고 지적했다.
▲ 크리스티나 쿰폴라이넨 교수(헬싱키대)는 지방분권 교육과 자율성을 강조하는 핀란드 교육환경을 사례로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정책을 발표했다. ⓒScienceTimes

핀란드 교육은 자율성 중시해

‘스마트 교육을 통한 교육혁신’ 심포지움에서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크리스티나 쿰풀라이넨 교수(헬싱키대)는 인재양성을 위해 힘쓰고 있는 핀란드 교육시스템을 소개했다.

“핀란드는 학생의 배경을 상관치 않습니다. 모든 학생들은 공평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있어요. 국가적 차원에서 학력평가를 하지도 않습니다. 각 학교의 성과평가하거나 학교 순위를 매기지 않습니다. 우리는 중앙 정부에서 교육 정책의 틀만 제공하고 각 학교 사정에 맞게 수정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합니다.”

100% 공교육으로 운영하고 있는 핀란드는 지난 40년간 교육정책을 연구해 왔다. 전체 인구 5백만 남짓 되는 작은 국가에서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노동력이 아닌 양질의 ‘인재’가 필요했기 때문. 교육이야말로 부유한 국가를 만들고, 잘 사는 비결이라는 국민의식이 현재의 교육대국 핀란드를 있게 했다.

쿰폴라이넨 교수는 “수준 높은 교육정책을 운영하고 있는 국가는 가정에 복지지원이 잘 되어 있고, 모든 학교에 공정하게 자원을 배분하며, 교사양성과정과 평생교육과정에 투자를 많이 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스마트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복합적으로 시민의식과 국가정책이 잘 어우러져야 함을 강조했다.

쿰폴라이넨 교수는 선진 교육정책을 벤치마킹을 할 때 지역적 특성을 충분히 살펴본 후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를 당부했다. 지역사회의 문화적 특성과 상황을 전혀 분석하지 않은채 좋다고 무조건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
▲ 토론자로 나선 김영수 교수(이화여대)는 40여년간 걸쳐 이루어진 정책과 실천이 있었기에 핀란드 교사의 위상이 사회적으로 높아졌다며 한국의 교사 위상을 위해서도 관아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낙양 대표(두산동아)는 두산기업도 스마트 교육을 교과부와 협력해 오고 있다며 미래형 창의력을 갖춘 인재양성을 위해 교사간 소통모임이 활성화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cienceTimes

“우리는 어떠한 스마트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할까 고민하기보다 스마트한 아이들이 우리가 제공하는 교육프로그램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는지 질문해보곤 합니다.”

테크놀로지만 갖고 교육혁신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믿는 쿰폴라이넨 교수는 기본으로 돌아가서 교육의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 기술적 도구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스마트 교육이 목표라고 전했다.

21세기 인재는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갖고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하고, 자기 성찰과 반성을 할 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택한 삶의 선택에 책임을 질 줄 알고 그 선택이 행복해야 한다. 이번 포럼은 스마트 교육이 21세기형 인재양성을 위해 뚜렷한 교육목표를 갖고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손은혜 객원기자 | iamseh@naver.com

저작권자 2012.10.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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