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23일 화요일

ADHD는 과연 병일까?

ADHD는 과연 병일까?

ADHD를 바라보는 다른 시각

 
최근 ADHD가 증가하고 있다. 자녀들이 조금만 부산해도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런데 ADHD에 다른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주장을 소개한다.
▲ ADHD 치료에 관심을 가지게 된 시기는 1980년이다.
ADHD 치료에 관심을 가지게 된 시기는 1980년. 심리학자 러셀 버클리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는 약물치료와 행동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라고 주창하면서였다.

이후 의사였던 자메트킨은 자신의 연구를 통해 버클리 이론을 뒷받침했다. 자메트킨은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기인 PET를 이용해 뇌세포 어느 부분에 에너지가 더 많이 발생하고 적게 발생하는지 신진 대사량을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ADHD 아동이 정상 아동과는 다른 패턴을 보인다는 주장을 했다.

그러나 자메트킨의 연구에 허점이 있었다. 먼저 그의 연구는 아동이 아니라 유년시절 ADHD였다고 판단되는 성인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다. 자메트킨이 후속 연구를 진행했지만 앞선 연구를 증명할 만한 결과물을 얻지는 못했다.

오히려 반박의 목소리만 커졌다. 사실 버클리가 ADHD 치료를 주장할 당시에도 ADHD가 질병이라는 근거는 없었다. 물론 오늘날 역시 불충분하다. 1994년 미국정신의학회 보고서에서도 정신의학 및 심리학적 질병 진단 설명서에서 ADHD를 병으로 진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실험 결과가 없음을 명시했다.

환경오염, 스트레스, 식품첨가물 등 원인도 다양해

그렇다면 왜 ADHD가 갑작스레 증가하는 것일까. 실제로 독일에서는 1998년에서 2001년 사이에 ADHD 진단이 4.8배로 늘어났고 치료약 사용도 1993년과 2003년 사이에 9배나 증가했다.

미국은 현재 약 200만-400만 명의 아이들이 ADD나 ADHD를 진단받았다. 이는 1988년에 비해 4배나 증가한 수치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005년 3만3천245명에서 2009년 6만3천532명으로 2배 늘어났다. 문제는 이 수치가 보험적용 받은 인원만을 파악한 숫자라는 것.

대한자연치료의학회 서재걸 회장은 갑자기 ADHD가 늘어나는 이유를 “현대인들이 먹는 음식에 식품첨가물이나 신경교란물질들이 많이 들어 있어 주의력조절 능력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과잉보호나 억압적인 교육형태가 뇌에 부담감을 높여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는데, 이는 ADHD의 원인으로 알려진 전두엽에 혈류양이 줄어들게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강동화 교수는 “ADHD에 대한 여러 가지 가설들이 있지만 논리적으로 보면 정말 늘어났는지 알 수 없다”며 “과거에 비해 진단기술과 의사들의 실력이 늘어나서일 수도 있고 부모들의 관심이 더 늘어나서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미 세계에서 ADHD가 늘어났다는 보고서는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모르고 있다”고 밝혔다.

‘ADHD는 병이 아니다’의 저자 데이비드 B. 스테인은 저서를 통해 늘어나는 일상의 스트레스, 의도치 않은 사실상의 방치, 긴장이 도는 가정환경, 가정교육과 집안일을 지원하던 대가족의 해체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데이비드는 ADHD의 낙인을 우려했다. 어린이들이 어른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낙인 찍히게 되면 부모나 의사에 의해 약물복용을 강요받기도 하기 때문이다. 치료를 수용하거나 거부할 선택의 권리가 박탈되는 셈이다.

특히 약물 처방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경고하기도 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치료제로 쓰이는 리탈린은 각성제이다. 데이비드는 “리탈린의 주성분인 메틸페니데이트는 코카인 및 암페타민과 약리학적으로 비슷하여 남용과 중독의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마리화나보다 더 강하고 마약중독에 이르는 통로약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약물은 아이들을 무력하게 만들 뿐
▲ 대한자연치료의학회 서재걸 회장 ⓒ대한자연치료의학회
이 약은 식욕 저하, 구역질, 불면증, 두통, 복통, 우울감 등의 부작용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인할 수 없는 약물 효과로 인해 계속 사용되고 있다. 이는 단지 화학적인 억제제일 뿐이다.

데이비드도 “약물치료가 오히려 아이들을 의존적이고 무력하게 만들 뿐”이라며 “약물 복용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생각은 과학적으로도 틀리고 도덕적으로도 옳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화학물질을 복용하지 않고 시행할 수 있는 종합적인 행동 양식 프로그램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서 회장도 ADHD는 올바른 식생활로도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먼저 이런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또 다른 방법으로 뇌의 전두엽 활성에 도움이 되는 심호흡, 걷기운동, 명상 등을 제안했다. “특히 운동을 하면 50가지 정도의 뇌신경전달 물질이 바로 나오면서 뇌 혈류량을 늘리기 때문에 주의력조절 능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ADHD는 주의력 결핍이 아니라 주변 반응에 더 많이 반응하는 주의력 과잉 상태라고 할 수 있는데, 그 결과 더 많은 상황을 포착하는 능력이 발달해 창의성이 높은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우리 사회가 낙인을 찍는 경향만 없다면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에 ADHD 아동을 바라보는 가족과 사회의 시각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연희 객원기자 | iini0318@hanmail.net

저작권자 2012.10.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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