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을 드러낸 킬리만자로
2020년 정상의 눈 완전히 사라져
대지의 신 가이아가 선사한 아프리카의 영봉(靈峯) 킬리만자로. 적도의 태양 아래에서도 영원히 녹지 않을 것 같던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사라지고 있다.
킬리만자로가 추악한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기 시작한 지는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다. 아프리카에 불어 닥친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인해 만년설이 녹아 내리면서 성스러운 옷을 벗어 던지고 추한 알몸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
이제 옛날의 장엄한 모습은 사라지고, 초췌한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곧 그마저도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잡지에 의하면 조금이나마 남아 있는 정상의 눈조차도 2020년경이면 완전히 녹는다는 것.
그때의 킬리만자로는 앙상한 해골의 모습을 한 아프리카의 최고봉으로 기억될 것이다. 인간의 끝 없는 욕망과 탐욕으로 인한 지구온난화의 결과가 무엇인지를 생생하게 알려주는 중요한 학습장소가 될 것이다. 미래전문지 ‘트렌드’가 전하는 10년 후에 보도될 가상 뉴스에 잠시 귀를 기울여보자.
킬리만자로가 추악한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기 시작한 지는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다. 아프리카에 불어 닥친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인해 만년설이 녹아 내리면서 성스러운 옷을 벗어 던지고 추한 알몸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
이제 옛날의 장엄한 모습은 사라지고, 초췌한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곧 그마저도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잡지에 의하면 조금이나마 남아 있는 정상의 눈조차도 2020년경이면 완전히 녹는다는 것.
그때의 킬리만자로는 앙상한 해골의 모습을 한 아프리카의 최고봉으로 기억될 것이다. 인간의 끝 없는 욕망과 탐욕으로 인한 지구온난화의 결과가 무엇인지를 생생하게 알려주는 중요한 학습장소가 될 것이다. 미래전문지 ‘트렌드’가 전하는 10년 후에 보도될 가상 뉴스에 잠시 귀를 기울여보자.
| [가상뉴스] 2020년 10월= 뉴스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과학자들의 보고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산인,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 정상의 눈이 완전히 녹아 앙상한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냈다고 발표했습니다. 신령스러운 경관을 자랑했던 산 주변의 빙하도 전 세계적인 온난화 현상으로 거의 자취를 감추어버린 상태입니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빌리면 온난화 현상과 함께 주변의 삼림 벌채가 그러한 과정을 더 가속화시켜 왔다고 합니다. 킬리만자로 정상은 약 1만 1천년 전 마지막 빙하기 이후부터 눈으로 덮여 지금까지 계속되어 왔습니다. 만년설을 녹이는데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던 삼림 벌채는 탄자니아 농부들이 작물을 심을 수 있는 대지를 확보하기 위해 숲을 태우는 과정에서 일어났습니다. 탄자니아 인구는 1915년 3천8백만 명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인구가 5천만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늘어난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지난 10년 동안 엄청난 삼림 지대를 농지로 변모시켰습니다. 더구나 지구온난화로 인한 가뭄과 농작물 피해가 상황을 더 악화시켰습니다. 삼림은 비가 내리기 위한 필수 조건이기 때문이다. 킬리만자로의 삼림 벌채는 그만큼 강우량을 줄어들게 했고 이로 인해 산 정상의 눈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강수조차 확보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킬리만자로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는 우후르 피크로 해발 고도 약 5,895 미터입니다. 만년설과 주변의 빙하가 만들어내는 기이한 자연경관으로 킬리만자로는 그 동안 세계의 수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만년설이 완전히 녹아 초췌한 모습을 드러낸 킬리만자로를 찾는 관광객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
1912년에 비해 85%가 줄어들어
지난 2007년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 연구팀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당시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은 지난 1912년 최초 조사시점 당시 측정됐던 면적에 비해 85%수준으로 줄어들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발표했다.
이제 만년설은 15%밖에 남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특히 2000년부터 2007년 사이에 만년설의 융해 속도가 아주 빨라져 전체면적의 26%가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말하자면 2000년부터 2007년 사이에 지구온난화가 이 지역을 강하게 강타했고, 이와 더불어 삼림벌채로 인한 영향도 가장 심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추세라면 13~14년 뒤에는 만년설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을 곁들여 발표했다. 그 시기가 바로 2020년경이다.
만년설이란 기온이 낮은 높은 산과 고위도 지방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강설량이 녹는 양보다 많아서 1년 내내 남아 있는 눈이다. 승화와 융해로 조직은 부정형의 입자가 되고 그 입자가 모여 커진다. 육각주정(六角柱晶)을 이룬 뎁스호어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빙정입자는 얼음이 돼 빙하를 형성한다.
극지방이나 고산 지대에 내린 눈은 여름 동안에 다 녹지 못하고 계속 쌓여 있다. 그러나 이러한 만년설은 서서히 녹고 어는 것을 반복하면서 일정량의 수량을 공급한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로 이러한 균형이 깨지고 있다. 앞으로 지구촌의 최대문제로 급부상할 것이라 예측되는 물 분쟁 역시 여기에서 비롯된다.
웅장한 아프리카의 지붕
오늘날 거대한 킬리만자로는 선명한 아름다움과 어마어마한 높이로 유명하다. 저 멀리서 눈 모자를 쓴 “킬리(킬리만자로)”가 어렴풋이 그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어 인상적인 배경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코끼리 떼가 한가로이 풀을 뜯으며 아프리카의 건조하고 먼지 날리는 평원을 가로질러 가는 장면보다 더 그림 같고 기억에 남을 만한 장면은 아마 없을 것이다.
킬리만자로는 아프리카 대륙의 최고봉이자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휴화산 가운데 하나다. 이 산은 탄자니아에서도 적도 바로 밑 케냐와의 국경 근처에 있다. 이 곳에서 지구는 40억 세제곱 미터가 넘는 화산 물질을 내뿜어, 봉우리들이 구름에 가려 있는 이 산을 만들어 냈다.
킬리만자로는 원래 규모가 어마어마한데다 홀로 우뚝 서 있어 훨씬 더 웅장해 보인다. 홀로 서 있는 이 산은 마사이족이 거주하는 해발 약 900미터에 위치한 건조한 관목 숲 지역에서 솟아오르기 시작해 정상의 높이가 무려 5895미터나 된다. 킬리만자로를 가리켜 때때로 아프리카의 지붕이라고 말하는 것도 이해할 만한 일이다.
킬리만자로는 또한 “대상(隊商)들의 산”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 산에 넓게 형성돼 있는 만년설과 빙하는 마치 번쩍이는 하얀 등대와도 같다. 그래서 어느 방향에서든지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 여러 세기 동안 대상들은 상아와 금과 노예를 잔뜩 싣고 아프리카의 황량한 내륙 지방을 빠져 나올 때, 흔히 킬리만자로의 눈 덮인 정상을 지표로 삼았다고 한다.
“적도에 눈 덮인 산이 있다고?”
킬리만자와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요한네스 레브만과 요한 L. 크라프라는 독일 선교사들의 이야기다. 그들은 1848년에 적도 가까운 곳에서 한 산을 보았는데 어찌나 높던지 꼭대기에 눈이 하얗게 쌓여 있을 정도였다고 주장했다.
열대의 아프리카에 꼭대기가 눈으로 덮인 산이 존재한다는 이 이야기는 의심과 조소의 대상이 됐다. 어떻게 그렇게 더운 적도지역에 눈 덮인 산이 존재하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엄청나게 큰 산에 대한 이 이야기는 지리학자와 탐험가들의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그들은 마침내 이 선교사들의 이야기가 사실임을 확증했다. 그래서 킬리만자로는 ‘큰 산’으로 통했다.
마사이 족이 '신의 집'이라고 부르는 킬리만자로 서쪽 봉우리에 얼어 죽은 표범이 있다는 소설 '킬리만자로의 눈'을 쓴 헤밍웨이, 그리고 '킬리만자로의 표범이고 싶다'고 한 가수 조용필의 노래는 그곳을 가보지 못한 우리에게도 짜릿한 흥분을 선사한다.
그러한 킬리만자로가 알몸을 드러내고 초췌한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 인간이 만들어 낸 업보로 말이다.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저작권자 2012.10.18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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