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3일 수요일

이공계 인재들의 특별한 습관

이공계 인재들의 특별한 습관

美 하이테크 고교의 STEM 교육 사례



올 초 미국의 시사전문지 유에스뉴스(U.S. News)는 STEM 융합교육을 하고 있는 학교 중 가장 우수한 학교로 뉴저지 주 린크로프트에 있는 '하이테크놀로지 고등학교'를 선정했다.

관심을 끈 것은 올해 이 학교 졸업생 중 많은 수가 명문대 입학했다는 것이다. 30% 이상이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컬럼비아, 다트머스, 브라운, 펜실베니아, 코넬 등 아이비 리그로, 나머지 학생들은 MIT, 스탠퍼드, 캘리포니아 버클리캠퍼스 등으로 진학했다.
▲ 올해 유에스 뉴스 지가 미국 제 1의 STEM 명문고로 선정한 하이테크놀로지 고등학교 전경. 이 곳에서는 언어소통과 토론 교육방식을 통해 많은 이공계 인재를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High Technology High School

이 학교 수업방식에 대해 큰 관심 쏠렸다. 이어 흥미로운 자료가 최근 워싱톤 포스트 지에 공개됐다. 인문학 과정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 조나단 올센(Jonathan Olsen), 사라 멀헤른 그로스(Sarh Mulhern Gross)에 따르면 이 뛰어난 학생들은 매우 특별한 습관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토론을 준비하는 일이 시험 준비과정
첫 번째 습관은 글쓰기다. 하이테크놀로지 고교 학생들은 뛰어난 글 솜씨를 갖고 있으며, 몇몇 학생들은 학교 밖에서 시와 소설을 쓸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글쓰기 능력이 뛰어난 것은 매우 체계적인 언어교육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입학생들은 매일 신문을 읽은 후 최근 이슈들에 대해 리포트를 작성해야 한다. 글쓰기가 이어지면서 학생들은 서서히 글쓰기에 익숙해진다. 사회적인 비판능력은 물론 여러 장르의 글들을 섭렵하면서 작가(writer)로서의 소양을 갖춰 나가는 것이다.

글쓰기 능력은 쉽게 성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글쓰기 시험을 많이 본다고 해서 가능한 일도 아니다. 이 학교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글쓰기 문화다. 교사들은 학부모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다른 학교와는 매우 다른 언어교육과정을 진행 중이다.

시험기간 중 학습을 참관한 사람들은 특이한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시험 날인데 교실 안에서 시험지를 놓고 고심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없다. 대신 교실마다 열띤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읽고, 쓰면서 토론하는 것이 이 학교 시험일의 모습이다.

이 학교 학생들에게 있어 시험은 슈퍼볼 게임 같다고 한다. 학생들은 좋은 경기결과를 얻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해와야 한다. 이 준비 과정을 중시하고 있는 곳이 하이테크놀로지 고교 교육과정이다.

질문 그 자체가 중요한 학습과정
토론을 위해 먼저 많은 자료를 준비해 와야 한다. 자신의 의견을 펼칠 수 있는 조직적인 논리도 필요하다. 철저한 준비를 하기 위해 학생들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사, 학부모들 역시 이 준비과정에 힘을 쏟고 있다. 슈퍼볼 게임과 같은 시험을 위해 학생, 교사, 학부모가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모습을 연상할 수 있다.

글쓰기 문화와 함께 중요한 문화가 '융합'이다. 이를 위해 교사와 학생들은 여러 유형의 협력방안을 찾고 있다. 주목할 점은 과학(S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 수학(Mathematics)을 지칭하는 STEM 외에도 역사, 영어, 기타 외국어 등 인문학과의 융합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서로 다른 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들 간에 협력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학생들 역시 융합 과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어른들을 놀라게 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 학교 학생들의 특징 가운데 질문을 빼놓을 수 없다. 학생들은 자신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점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않고 많은 질문을 내놓는다. 질문이 너무 많을 경우 교사들이 곤혹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질문을 거절하는 경우를 거의 발견할 수 없다. 학교 모두 질문을 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질문 그 자체가 중요한 학습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중요한 일은 질문하는 학생을 조용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통해 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최종적으로 그 학생을 '스마트(smart)'하게 성장시키자는 것이다.

하이테크놀로지 고교에서의 성과는 '읽고 쓰기' 교육에서 비롯되고 있다. 학생과 교사, 학생과 학부모 등 간의 언어소통을 통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토론하고, 서로 다른 과목이지만 다른 내용을 융합해 배우는 교육혁신이 이어지고 있다.

조나단 올센 교사는 이공계 학생들이 스마트하게 변신하기 위해 '항상 읽고 쓸 수 있는' 학습 문화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교 교육만 갖고는 불가능하다는 것. 가정에서도 읽고 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학부모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3.03.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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