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없는 애플 추락하나?
주가 하락, 채용 중단 등 하락세 나타나
“기술만으로는 결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철학은 애플의 DNA에 내재되어 있습니다. 가슴을 울리는 감동의 결과를 내는 것은 인문학과 결합된 기술임을 우리는 믿습니다”
언제 보아도 최고이고 혁신일 수밖에 없는 그의 인생은 그 자체가 소설 같으며 존경과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왜 애플인지, 왜 스티브 잡스인지, 왜 사과모양의 로고 제품을 그렇게 높이 평가했는지, 그가 떠난 지금에서야 더욱 실감할 수 있다. 그의 빈자리가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작년 8월, 타계한 지 1년이 지난 애플의 전 CEO 스티브 잡스가 환생했다는 뉴스가 보도돼 화제를 일으킨 적이 있었다. 외신은 당시 태국의 한 불교 사원이 명상을 통해 잡스의 사후세계를 추적해냈다고 보도했다. 잡스가 오랜 투병생활 끝에 사망했을 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토니 청은 전 상사의 영혼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기 위해 태국의 불교 사원 다마카야로 이메일을 보냈다. 10개월이 지나서야 답을 받았다. 다마카야 사원의 주장에 따르면, 잡스는 “과학과 예술에 대한 특별한 지식을 보유한 신성한 존재로 환생했으며 애플 본사의 집무실 상공에 위치한 신비로운 유리궁전에 살고 있다. 다만 우리와 같은 지구가 아닌 평행우주 속 지구에 산다"는 것이다. . 다마카야 사원이 잡스 신드롬에 동참했다는 사실은 어쩌면 당연하다 할 수 있다. 태국인 다수는 잡스가 불교에 관심을 보였음을 잘 알고 있으며, 잡스 전기는 태국어로 번역되어 베스트셀러로 판매되고 있다. 잡스를 표지기사로 다룬 태국잡지도 여럿 존재한다. 잡스는 젊은 시절 선불교를 접했다. 이후 그의 창의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데 집중과 단순성 같은 선불교 사상을 적용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그는 자신이 관심을 두는 것에는 무서울 정도로 집착했지만 그렇지 않은 것에는 놀라울 정도로 무관심했다. 어쨌든 그에 대한 종교적 환생 이야기는 그가 끼친 영향력이 대단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는 결코 우리가 미처 상상하지 못했으며 또렷하게 기억에 남는 예술을 보여주었다. 그의 혁신은 기술, 디자인, 철학, 그리고 예술의 경이로운 합작품이었다. 잡스 없는 애플, 날개 없는 새?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지 1년 4개월여가 흘렀지만 그의 빈자리는 쉽게 채워지지 않는 모양이다. 곳곳에 허점이 드러나면서 삐걱거리는 모습이 역력히 드러나고 있다. 날개를 다친 새처럼 추락의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 “참으로 기이하다(weird)”. 애플의 이사회 의장인 아서 레빈슨은 잡스가 없는 애플의 운영에 대해 이렇게 묘사했다. 또 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은 "세계에서 제일 쿨한 회사라는 지위를 잃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불황 속에서 꾸준히 건재를 과시해 왔던 애플의 주가는 최근 6개월 새 30% 넘게 떨어졌다. 폭락을 넘어 추락의 길로 접어드는 추세다. 중국에 있는 애플의 최대 제조 납품사인 폭스콘은 2009년 이래 처음으로 추가 채용을 중단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최근호에서 레빈슨 애플 이사회 의장이 지난 19일 미국 스탠포드 경영대학원 학생들을 만나 애플의 경영상황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보도했다. 레빈슨 의장은 2000년 애플 이사회에 합류했으며 잡스가 퇴임한 후 이사회 의장직에 올랐다. 그는 공개 강연을 통해 "애플이 계속해서 새로운 제품을 공개하고 있지만 잡스의 부재는 여전히 무시할 수 없을 만큼 힘들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 애플의 이사회 멤버로 합류한 레빈슨은 잡스의 동료이자 절친한 친구였다. 레빈슨은 이 자리에서 "나는 아직도 이사회 회의실로 들어설 때마다 스티브 (잡스)를 그리워한다"고 말했다. 애플의 작년 4분기 실적에 대해선 "놀랄 만한 성과"라며 만족을 표했다. 그러나 잡스가 떠난 빈 자리에 대한 허전함은 지우지 못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레빈슨 의장은 그러나 애플의 장기적 목표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애플이 4천80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하든 못하든 간에 회사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기적인 징후들이 있다"고 말했다. 레빈슨은 애플 이사회가 새 제품의 개발과 관련해 출시 6~18개월 전에 미리 보고를 받지만 크게 관여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개별 제품에 대한 평가보다는 장기적인 회사의 방향과 계획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설명이다. 포천은 "특히 잡스가 떠난 후 애플이 iOS 새 버전에서 결함이 있는 지도서비스를 내놨다가 티모시 쿡 CEO가 공개적으로 사과한 것은 잡스 이후 애플이 변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하면서 “잡스 투자자들이 애플의 변화를 우려해 투자를 꺼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평했다. ‘가장 멋진 회사’라는 지위 잃기 시작 애플의 공동창업자이면서도 잡스 생전에 비판을 주저하지 않았던 스티브 워즈니악은 더 호된 평가를 했다. 워즈니악은 지난 20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은 여전히 신제품에 대한 좋은 표준을 세우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세계 기술 산업계에서 가장 멋진(coolest) 회사란 지위는 잃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서 그는 "애플은 이제 아마존이나 구글이 생산하는 기기에 쉽게 승리를 거둘 수 없을 것이다, 이들 회사도 각기 좋은 아이디어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애플이 아이튠즈를 안드로이드•윈도 폰 사용자에게 개방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워즈니악은 작년 10월 애플에 대해 "거만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꼬집는가 하면 11월에는 "애플이 (창의적이 아닌) 기계적으로 새 아이폰을 내놓고 있으며, 좀 뒤처지는 것 같다"는 평을 늘어놓기도 했다. 애플의 트레이드마크인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실종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애플의 운영상황도 우려를 낳고 있다. 영국의 유력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플의 최대 부품 납품사인 폭스콘 테크가 중국 전역 공장에서 추가 채용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폭스콘은 중국의 민간부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고용주다. FT는 "폭스콘이 채용을 중단한 것은 2009년 글로벌 경기침체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며 "아이폰 5 등 애플 제품에 대한 수요 감소가 줄어들었다는 의구심을 자아낸다”고 분석했다. 폭스콘은 2009년 80만 명 수준이었던 근로자 수를 작년까지 120만 명으로 늘렸다. 시가총액 기준 세계 1위인 애플의 주가도 추락하고 있다. 작년 9월 주당 705.07달러로 사상 최고의 상종가를 기록했던 애플의 주가는 지난 20일 뉴욕 증시에서 주당 448.8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6개월 새 주가가 36% 가량 내린 셈이다. |
저작권자 2013.03.05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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