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4일 월요일

X선을 대체하는 진단의학 장비들

X선을 대체하는 진단의학 장비들

X선, 동위원소, 그리고 전자기파

 
 
X선은 병원의 진단방사선과에서 맹주로 군림해 왔다. 이후 X선을 3차원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CT(컴퓨터 단층촬영장치)의 등장은 진단의학계에서 X선의 위상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이후 X선 장비들은 더 이상의 확실한 영상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추적하는 PET(양전자방출 단층촬영), 강력한 자기장을 이용하는 MRI(자기공명단층촬영) 등이 X선 장비에 거센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중이다.

국내 기술진들 역시 뛰어난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전자파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 가운데 지난해 5월말 국내 기술진에 의해 3㎓ 대역의 전파를 이용한 유방암 영상진단 기술이 개발했다. 지난 22일에는 진단용 테라헤르츠파 기술이 국내 기술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주파수 영역이 0.1~10 ㎔대인 테라헤르츠파는 X선처럼 투과력이 강하면서도 에너지는 낮아서 보안 검색 및 진단의료에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규칙적인 X선은 환부 진단에 최고
인체 내부를 영상화하는 장치 중에는 초음파가 있다. 하지만 초음파의 경우, 서로 다른 매질을 지날 때, 경계면에서 투과정도가 심한 차이를 보이거나 거의 투과하지 않는 경우도 생긴다. 전문가들은 “초음파의 경우, 투과시 입사각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매질 내부에서 복잡한 반사를 일으켜 단순한 물체가 아니면 그 해석이 복잡해지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에 비해서 X선은 서로 다른 매질의 경계면에서 반사하는 양이 아주 적고, 굴절하지 않고 항상 직진하는 성질이 있다. 밀도에 따른 산란 등에 의해 세기가 일정하게 감소하는 X선은 매질을 통과할 때, 두꺼울수록 세기가 약해지고 통과하는 양이 적어진다. 이는 필름에 서로 다른 밝기로 나타나서 내부의 병변과 정상 부위를 확연하게 구분해 준다. 이런 특징은 진단방사선으로서 X선의 입지를 굳혔다.

이후 X선은 CT(컴퓨터 단층촬영장치)로 진화했다. 특히, 인체와 같이 크고 굴곡진 부위가 많은 모습의 내부 결함을 정확히 찾기 위해선 방사선의 3차원적 조사와 해석이 중요하다. CT는 이런 시대적 요구를 만족시켰다.

CT는 환자에 X선 빔을 쪼인 후, 내장된 디텍터에서 검출된 신호들을 해석해 영상화한다. 3차원의 영상 정보를 얻으려면 CT는 갠트리(Gantry)라는 핵심 장치를 필요로 한다. 커다란 원형 고리처럼 생긴 이 장치는 인체를 둘러싸고 고속 회전하면서 단층촬영을 하는데 기존의 X-레이가 놓치는 사각지대까지 영상화할 수 있으나 암세포의 검출에 CT도 한계점을 보이고 있다.
▲ MRI는 강력한 자기장을 조사해 환부를 영상화한다.  ⓒ연합뉴스
 

 방사선 대체헤 전자기파 개발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기)와 MRI(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는 조영제로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하지만 양전자와 자기장 등을 각각 이용하는 측면에서 X-레이보다는 방사선 기피현상을 어느 정도 해소시켰다.

PET는 양전자 방출을 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로 이뤄진 조영제를 이용하는데 특정물질에 상이하게 작용하는 동위원소의 분포를 영상화할 수 있어 치매 등에 매우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는 장치다. PET의 경우, ‘신틸레이터 (Scintillator)’라는 검출기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원자핵이 불안정한 방사성 동위원소는 붕괴 과정을 겪는다. 이중 탄소11, 질소13, 산소15, 플루오린18 등은 베타 플러스(β+) 붕괴 과정을 통해 핵안의 양성자가 중성자로 바뀌고, 양전자(positron)를 방출한다. 이 양전자들은 운동에너지를 갖고 에너지가 사라질 때까지 움직이는데 매질의 종류에 따라 이동거리가 달라진다.

운동에너지가 소멸된 양전자들은 옆에 있는 전자와 결합, 두 개의 소멸광자로 변하면서 180도의 각을 이루며 양쪽으로 방출된다. 이를 검출하는 것이 바로 신틸레이터다. PET는 병변의 존재 파악에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해상도 가 낮은 단점이 있다.

반면에 MRI는 인체에 매우 강력한 자기장을 주사, 자화시킨다. 수분의 비율이 70%를 넘는 인체에는 다량의 수소가 존재하는데, 자력을 받지 않는 상태에서 수소 원자가 갖는 핵의 회전 방향은 불규칙적이다. 반면에 수소 원자가 큰 자기장 속에 놓일 경우, 자기장을 따라 핵의 회전 방향이 일정해지면서 인체는 자석처럼 자화된다.

이어 MRI 기기가 자화된 인체에 고주파를 쏘면 수소 핵은 고주파 에너지를 흡수해서 일시적으로 다른 정렬 방향을 갖게 되고, 고주파가 멈추면 수소 핵은 흡수한 고주파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이때 걸리는 시간은 인체 내부의 구조 및 상황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 이 차이점을 해석해 영상으로 구성, 병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MRI 장치다.

향후 개발되는 진단기기들은 방사선 대신에 전자기파를 이용하고 있다. 0.1~10 ㎔대인 테라헤르츠파 기술을 확보한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영욱 책임연구원은 “이 기술 개발을 토대로 고출력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한 물질 분석 분야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사선에 대한 일반 대중의 기피현상과 첨단 공학의 눈부신 발전은 진단의학에서 X선의 영역을 더욱 축소시켜갈 전망이다.

 

조행만 객원기자 | chohang3@empal.com

저작권자 2013.03.04 ⓒ ScienceTimes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