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3일 일요일

변신하고 도약하는 소프트 로봇이 온다

변신하고 도약하는 소프트 로봇이 온다

로봇에 대한 고정관념을 허무는 부드러운 로봇

 
 
▲ 로봇이 가진 고정관념을 깨는 실리콘 재질의 소프트 로봇이 등장했다.  ⓒHarvard univ.
 
로봇이라고 하면 흔히들 강철같은 금속이나, 기타 단단한 소재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군사용 로봇도 아닌 일상생활에 적용되는 로봇이 반드시 금속이나 플라스틱처럼 딱딱한 형태로만 만들어질 이유는 없다.

오히려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재질의 로봇이 사람에게는 더 안전할 수 있고, 또한 기존의 단단한 소재로 만들어진 로봇은 할 수 없는 유연한 동작과 기능까지도 지원해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다양한 재질의 로봇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제로 로봇이 가진 고정관념을 깰 것으로 보여지는 부드럽고 연한 몸을 가진 로봇이 미국의 과학자들에 의해 개발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체동물을 연상시키는 실리콘 재질의 소프트 로봇

공학기술 전문포털인 ‘디엔지니어(The Engineer)’는 온라인을 통해 조지 화이트사이드(George Whitesides) 교수가 이끄는 하버드대의 연구진이, 마치 문어나 오징어를 연상하게 만드는 부드러운 재질의 실리콘을 사용하여 소프트 로봇을 개발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하버드대 연구진은 “불가사리와 오징어로부터 영감을 얻어 개발한 로봇은 자체 모양을 위장하거나 환경 속에서 뚜렷하게 자신을 나타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며, “생체모방 시스템(biomimetic system)을 통해 주위 환경에 대해 자신을 위장하거나 색깔을 바꿀 수 있는 소프트 로봇 개발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 로봇이 색깔과 주위 환경 패턴을 모방할 수 있도록 제작되고 있다.  ⓒHarvard univ.
이번 연구의 선임 연구원인 스테판 모린(Stephen Morin) 박사는 “문어나 오징어같은 연체동물의 환상적인 특징 중 하나는 외모를 제어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며, 이것은 우리에게 이 아이디어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다이나믹한 생물학적 천연색(dynamic bio-coloration)을 검토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화이트사이드 교수도 “과학에서 가장 흥미있는 의문 중 하나는, 왜 동물들이 형태와 색깔 그리고 그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 하는 것”이라며, “로봇을 연구하고 있는 우리들의 역할 중 하나가 이것에 대한 해답을 주는 것이므로, 개발된 소프트 로봇은 동물의 형태와 색깔 그리고 움직임에 대한 아이디어를 위한 테스트 베드”라고 언급했다.

소프트 로봇에 적용된 색깔 층(colour layers)은 3D 프린터를 사용하여 만들어 졌다. 연구진은 “유색의 액체를 소프트 로봇의 채널 내부로 펌핑하여 집어 넣을 수 있기 때문에 로봇이 색깔과 주위 환경 패턴을 모방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모린 박사는 소프트 로봇이 자신의 위치를 다른 로봇이나 각종 디지털 장비에 신호를 제공할 수 있는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사용되기를 희망하고 있는데 “색깔층 기술은 위장하는 기능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동물들이 색깔을 이용해 상호 통신까지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프트 로봇이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탐색과 구조 활동을 위해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예를 들어 동굴처럼 어두운 환경에서도 이 로봇은 주위 환경에 상관없이 스스로 표시를 낼 수 있으므로 생존자들의 위치를 찾으려고 하는 구조원들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조활동에 사용될 점프하는 능력을 가진 로봇
놀라운 것은 소프트 로봇의 재주가 위장을 하고 신호를 보내는 역할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 로봇은 꽤 강한 힘으로 공중으로 튀어오를 수 있는 능력까지 가지고 있는데, 하버드대 연구진은 1초에 4미터 이상 위로 도약할 수 있는 로봇이라고 소개했다.

기존의 소프트 로봇은 이미 설 수 있고 걸으며 장애물이 있을 때 오그릴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었지만, 응급상황의 구조 탐색 활동에서는 방해물을 피할 수 있는 점프능력이 중요한 기능으로 여겨져 추가로 연구를 하게 되었다.
▲ 점핑 로봇은 동력원으로 메탄과 산소를 사용한다.  ⓒHarvard univ.
도약하는 로봇은 동력원으로 메탄과 산소를 사용하는데, 이 소프트 로봇에는 정밀하게 제어되어 혼합된 메탄과 산소를 공급하는 배관이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로봇의 양쪽 다리에 임베딩된 고전압 와이어를 사용하였는데, 연구진은 가스를 점화하기 위한 불꽃을 공급하여 작은 폭발을 만들어냄으로써 로봇이 공기 속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였다.

소프트 로봇을 이용한 점핑 로봇 개발의 책임자였던 로버트 쉐퍼드(Robert Shepherd) 교수는 “우리가 개발한 최초의 점핑 소프트 로봇은 공기압을 사용하여 작동했는데, 이 시스템은 대략 1초 정도로 꽤 속도가 느렸다”며, “연소 작용을 사용하게 되면, 로봇이 매우 빠르게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쉐퍼드 교수는 “소프트 로봇에 부드러운 실리콘을 몰딩시키는 연소기술을 사용하여 동력을 공급하는 작업은, 우리에게 로봇의 창조를 위해 사용되는 부드러운 실리콘이 제 역할을 다하며 남아 있게 될 것인지와 같은 중요한 문제를 떠올리게끔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어서 쉐퍼드 교수는 “소프트 로봇을 점핑시키는 기술은 상당히 강력했지만,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이 기술이 온도 적합성 문제에 적합한 가를 판단하는 부분이었다”며, “실험결과 폭발 과정의 시간이 상당히 짧았는데, 시간이 짧으면 로봇이 흡수한 에너지도 작아지므로 소프트 로봇에 적절하게 통합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쉐퍼드 교수에 따르면 로봇이 걷거나 달릴 수 있도록 하는데 꼭 필요한 내부 연소시스템 개발은 로봇을 연구하는 과학자라면 누구나 원하는 기술이지만, 그 중에서도 점프하는 동작은 내부 연소시스템 개발의 출발점으로서의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쉐퍼드 교수는 “소프트 로봇의 점프하는 기술은 너무 빠르게 많은 에너지를 방출하기 때문에, 검토중인 내부 연소시스템 개발의 첫 번째 국면으로서의 의미가 있다”며, “ 다음 단계는 우리가 이 연소기술을 활용해 소프트 로봇이 걷거나 달리는 활동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 joonrae@naver.com

저작권자 2013.02.28 ⓒ ScienceTimes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