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을 깬 영화 속의 명장면
영화를 보며 과학을 이야기하다 (4)
영화 속 과학 읽기 전 세계를 감동시킨 90년대 최고의 명작 '타이타닉', SF영화계의 한 획을 그은 조지 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즈' 시리즈. 이름만 들어도 심장이 떨리는 명작들이다.
이러한 명작 영화를 더욱 영화답게 만든 비결이 있다면 무엇일까? 그 비결은 상식을 깨는 과감한 도전이다. 우리는 영화 스토리에 푹 빠져 미처 발견하지 못했지만, 한 걸음만 떨어져 바라보면 과학적 상식을 깨는 장면들을 손쉽게 찾아낼 수 있다. '타이타닉' 북대서양 유빙 지역에 빠지면 사람이 살 수 있을까? 수온도 영하를 넘나드는 차가운 날씨, 로즈와 잭이 마지막을 함께한 북대서양 유빙 지역 바다 한복판. 과연 아무런 장비도 없이 물에 빠진 사람은 그러한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나치의 생체 실험 당시 4~6도의 수온에서 60분을 넘긴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영하 1도만 되도 30분 내에 사망할 확률이 90%가 넘는다. 잭과 로즈가 바다에 빠진 채 견딘 시간은 대략 10분. 하지만 타이타닉호의 난파로 인해 둘은 이미 젖은 상태에서 추운 기온에 노출되어 있었다. 당연히 사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 그럼에도 로즈는 사랑의 힘으로 마지막까지 살아남는다. 만일 로즈마저 얼어죽었다면 영화 자체가 무의미해지고, 그렇다고 둘의 마지막 순간을 짧게 끝내기에는 스토리 전개상 아쉬움을 느꼈을 것이다. 또 다른 장면에도 오류는 숨어 있다. 잭이 죽은 뒤 로즈가 그의 손을 놓자, 잭은 그 자리에서 천천히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다. 우리가 알다시피 사람 몸의 70%는 물로 채워져 있다. 이때문에 사람의 밀도는 물의 밀도와 거의 비슷한데, 잭이 처한 상황이라면 동상에 걸린 것이므로 물보다 밀도가 낮은 얼음 상태가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잭의 시체는 바다 위에 떠 있어야 하는 게 정상이다. 그렇지만 잭의 그런 마지막 모습을 관객들은 바라지 않았을 것이다. 잭이 잔잔하게 사라졌기에 잭의 마지막 모습이 더욱 아름다웠던 것이고 영화의 낭만 또한 배가 될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스타워즈' 물리학자가 광선검을 본다면? 1980년대와 2000년대를 강타한 SF 명작 ‘스타워즈’ 시리즈의 명장면이자 사람들이 가장 숨죽이고 지켜본 장면은 바로 주인공들의 광선검 전투이다. 영화의 시작과 끝, 그리고 중간 중간 나오는 광선검 전투는 스타워즈의 재미와 긴장감을 더욱 배가시키는 요소다.
하지만 이 모든 장면을 물리학자가 본다면, 웃음을 흘리고 말 것이다. 사실 스타워즈 속 최고의 아이콘인 광선검은 물리학에서 기본이 되는 '빛의 직진' 성질을 완전히 무시한 상상 속의 무기다. 보통 빛은 앞으로 끝까지 나아가는 성질이 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레이저 포인터를 생각하면 알 수 있듯이 빛은 무언가 가로막지 않는 한 그대로 직진한다. 반면 광선검은 어떤가? 광선검도 일종의 빛이기 때문에 끝까지 나와야 하지만, 영화 속 광선검의 레이저는 어느 정도 나온 후 멈추게 된다. 물리학의 기본 원칙이 깨지지 않는 이상, 미래 과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광선검은 구현할 수 없다. 상식의 틀을 깬 영화 속 장면들. 어처구니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요소가 있었기에 이 영화들이 더욱 빛난 것이다. 이들 작품뿐만 아니라 할로우맨 시리즈의 투명인간, 아이언맨 시리즈의 무적 수트 등의 비현실적 요소가 수많은 히트작을 더욱 영화답게 만들어왔다. 현실성도 물론 중요하지만 영화 속에서만 가능한 비현실적 요소들이야말로 관객의 눈길을 끌고 그들을 더욱 흥분시키는 요인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도 많은 영화관계자들이 기존의 틀을 깨고 상식에 도전해올 것이다. 즐겁게 본 영화 속의 숨은 오류를 찾는 재미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 |
저작권자 2013.03.19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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