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20일 수요일

담장·장벽 없앤 ‘창의 융합 사회’

담장·장벽 없앤 ‘창의 융합 사회’

미래기술 500선 (5)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최근 국내 최초로 미래기술 종합백과사전인 '미래기술백서 2013'을 발간했다. 백서에는 미래기술 500선, 메가트렌드 등이 수록됐다. 그 내용을 6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註]
미래기술 융합의 바람이 거세다. 새 정부가 출범하며 ‘창조경제의 실현’을 국정목표로 내건 이후 사회 곳곳에서는 기존의 장벽을 허물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특히 나노(NT), 생명(BT), IT, 인지과학(CT) 등 2개 이상의 학문을 융합기술로 결합해 기존 과학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창의적 융합’이 주목을 받는다.
▲ 사회 곳곳에서는 기존 산업의 장벽을 허물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려는 융합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ScienceTimes
미국과학재단(NSF)은 산업혁명과 IT혁명 이후 융합기술이 세계를 주도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주요 선진국들은 융합기술 시장의 선점을 위해 오래 전부터 국가 차원의 투자계획을 수립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해왔다.

우리나라도 2008년 ‘국가 융합기술 발전 기본계획’ 수립에 이어 2009년에는 첨단융합산업을 3대 신성장동력의 하나로 선정했다. 2011년에는 ‘산업융합 촉진법’을 제정해 개별적으로 발전하던 산업구조를 확장시켜 신제품과 신산업을 창출하는 새로운 산업혁명을 천명했다.

△건강 △스마트 △안전 △창의 융합 △지속가능성 등 5가지 미래 목표를 제시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미래기술 백서 2013’ 중 이번에는 ‘창의적 융합 사회’와 관련된 기술을 살펴본다.

기존의 성능 뛰어넘는 ‘스마트 소재’ 개발
융합산업의 발달이 가져다 줄 혜택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기술은 ‘첨단기능·친환경 소재’의 개발이다. 물질을 나노미터 크기의 범주에서 조작하고 제어함으로써 성능을 향상시키거나 새로운 기능을 창출하기도 한다.

첨단기능 소재의 개발은 다양한 융합산업으로 발전되어 국가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에 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나노융합산업 시장은 2015년이면 3조 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신소재 관련기술 수준은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 비하면 소재는 66%, 소자는 77%, 공정과 장비는 65% 수준에 불과해 더 많은 투자가 요구되는 실정이다.

첨단기능과 더불어 강조되는 것이 친환경 여부다. 제품과 서비스의 생산, 소비, 폐기의 전체 과정에서 유해물질의 사용을 최소화해 환경오염을 낮추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지식경제부는 세계시장을 선점할 10대 핵심소재(WPM)의 하나로 친환경 소재를 선정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제는 ‘거대 과학기술’에 도전한다
거대 과학기술은 기존의 범위를 뛰어넘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분야다. 우주물체의 제작과 우주공간의 활용을 촉진하는 ‘우주 감시와 탐사’ 기술이 대표적이다. 세계 각국은 우주개발 과정에서 얻어지는 지식을 이용해 신종 사회문제를 해결할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추진중이다.

▲ 주요 선진국들은 융합기술 시장의 선점을 위해 오래 전부터 국가 차원의 투자계획을 수립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해왔다. ⓒScienceTimes
미국은 2030년 유인 화성탐사를 완료한다는 ‘신 우주정책’을 2010년 발표하고 우주예산을 확대했다. 유럽연합은 그보다 앞선 2025년을 목표로 ‘오로라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도 2020년까지 우주정거장을 건설한다는 ‘221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처럼 세계 우주산업은 연평균 25퍼센트의 고성장을 이어가는 중이다.. 그러나 국내의 기술수준은 선진국 대비 30퍼센트에 불과한 초보 단계에 머물러 있다. 2011년 수립된 ‘제2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 이후 선진기술의 이전과 국내기술의 자립화를 목표로 전략적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물질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실시간으로 정밀하게 관측하는 ‘물질의 미세구조 규명’ 기술도 거대 과학기술 분야에 속한다.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을 아우르는 필수적인 기술로 평가될 뿐만 아니라 차세대 시장을 창출하는 데도 유리해 관련 원천기술을 선점하려는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은 에너지부 산하의 스탠퍼드 선형가속기센터를 중심으로 세계 최초의 엑스선 자유전자 레이저(LCLS) 건설할 계획이며, 유럽연합은 2014년 완공을 목표로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XFEL)를 건설 중에 있다. 우리 정부도 2011년부터 총 4년 동안 4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기존 가속기의 업그레이드와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을 준비중이다.

고부가가치 기술 만드는 ‘산업 고도화’
가치 있는 제품을 편리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생산하는 ‘산업 고도화’ 기술도 창의적 융합 사회 구현의 핵심요소다. 설계, 관리, 가공, 검사, 조립, 물류에 이르는 제조환경을 지능화하고 통합시켜 쾌적한 생산시스템을 구축하는 기술이다.

선진국들은 저임금을 내세운 아시아와 중남미 국가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지능형 생산시스템 관련기술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소비자 요구에 신속히 대응하는 ‘애자일(Agile) 생산방식’을 실시 중이며, 일본은 이미 1989년부터 ‘국제 지능형 생산시스템 프로그램’을 창설하고 발전시켜왔다. 우리나라는 공장 운영을 IT와 결합시키고 있으나 관련 하드웨어 기술이 연구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이 문제다.

‘선도 산업 발전’으로 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도 산업 고도화 기술에 속한다. 세계 최초 또는 세계 최고 수준을 목표로 혁신적인 연구개발을 진행해 고수익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실패 위험성이 있지만 반면에 학문적 성취가 높고 공공복리 향상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미국의 ‘국가혁신전략’, 유럽연합의 ‘유럽 2020’, 중국의 ‘12차 5개년 계획’ 등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전략적 연구개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혁신도약형 연구개발사업’을 선정해 올해부터 매년 1조 6천억 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임동욱 객원기자 | im.dong.uk@gmail.com

저작권자 2013.03.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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