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0일 일요일

미리 기술을 예고하면 성공확률도 쑥!

미리 기술을 예고하면 성공확률도 쑥!

성공적인 사업화를 위한 '기술예고제'

 

▲ 독특한 R&D 기술사업화 전략인 '기술예고제' ⓒETRI
연구개발의 꽃은 기술의 사업화다. 연구개발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상용화까지 가능한 기술 기획을 수립하고 개발을 성공시키라는 의미다. 그래야 비로소 연구개발을 제대로 했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정부는 오래 전부터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을 대상으로 기술의 사업화를 적극 주문해 왔다. 출연 연구기관들도 이에 발맞춰 연구개발 과제의 사업화 과정을 새롭게 모색하여 창의적인 방향으로 제도화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다.

출연 연구기관들 중에서 가장 많은 기술이전 수익과 우수한 연구성과를 올리고 있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몇년 전부터 ‘기술예고제’라는 독특한 R&D 기술사업화 전략을 추진해 오고 있어 타 출연 연구기관들은 물론 산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성공적인 사업화를 위한 기술예고제
현재, ETRI가 추진중인 ‘기술예고제’는 기술사업화의 주체인 기업들이 ETRI가 개발중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성공적인 사업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ETRI가 개발완료 예정인 기술에 대해 기술의 개요와 우수성, 그리고 시장성 및 기대효과 등을 분석하여 사전에 예고하는 제도이다.

ETRI 기술예고제는 당해 연도에 개발될 기술들을 수요자인 기업이나 개발자들에게 전년도에 미리 알려줌으로써, 수요자가 이를 조기에 인지하여 기술이전을 포함한 사업화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시간과 비용, 그리고 인력 등의 확보에 충분한 준비기간을 주자는 데 그 목적이 있다.
▲ 개발 될 기술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구성을 사전에 예고한다. ⓒETRI

특히 기술예고제는 과학기술 정책방향 중의 하나인 공공 R&D 결과물의 조기 상용화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원천·핵심기술의 개발과 함께 기술사업화 및 중소기업 상생협력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더욱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ETRI가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기술예고제는 지난 2008년부터 시작하여 벌써 5년째를 맞이했다. 그동안 기술과 시장을 상호 연계하는 전주기적 R&D 체제를 확실하게 구축함으로써 연구개발 결과의 성공적인 사업화를 유도하는 데 커다란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업에게는 사업화를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의 발굴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시장에서 기업들이 ETRI 기술을 적극적으로 채택하고 기술이전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들은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기술예고 된 미래형 로봇 컴퓨터 기술

올해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술들의 기술예고는 지난 2012년에 발표되었다. ▲방송통신융합 ▲전파위성 ▲스마트TV ▲SW콘텐츠 ▲차세대 컴퓨팅/사이버보안 ▲차세대 이동통신/미래 네트워크 ▲IT융합기술 ▲융합부품소재 등 수요자의 활용 용도에 맞게 총 8개 기술 분야로 분류된 116개 첨단기술들이 예고되었다.

예고된 기술들 중 ETRI의 지능형에이전트연구팀이 예측한 ‘미래형 로봇 컴퓨터 기술’의 예고 내용을 예로 들어 살펴보면, 크게 기술의 개념과 사양에 대해 언급한 ‘기술개요’와 기술의 우수성과 차별성을 보여주는 ‘기술특성’, 그리고 기술의 완성시기와 시장규모 등을 알려주는 ‘기술동향’과 향후 전망이 포함된 ‘기대효과’ 등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술개요에는 "본 기술은 개인 서비스 로봇의 특성을 갖는 새로운 개념의 컴퓨팅 단말을 제시하고 멀티 모달 상호작용을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인터페이스를 제시하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이 미래형 로봇 컴퓨터가 사용자와 주변 상황을 이해하여 보다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가정과 오피스 등에서 개인적인 동반자(Personal Companion)의 역할을 할 것"으로 정의되어 있어 간단하지만 명료하게 기술의 미래상을 설명하고 있다.
▲ 미래형 로봇 컴퓨터 기술의 향후 시장규모 예측 자료 ⓒETRI

이어서 기술특성 부분은 개발될 기술의 기능에 대한 주요내용을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음성 및 영상을 이용한 사람과 물체 추적하여 인식할 수 있는 ‘시청각 기반의 멀티모달 상호작용’과 카메라 기반의 정보 출력 및 인터랙션을 가능케 하는 ‘공간증강현실을 이용한 인터페이스’, 그리고 사용자 패턴 학습을 통한 ‘자율 행위’ 등에 대한 설명과 함께 경쟁기술이나 대체기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수요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기술개발의 완료시기와 기술이전 범위에 대해 소개하는 기술동향 코너는 기술의 완성도를 가늠한다는 의미에서 기술예고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미래형 로봇 컴퓨터의 경우 기술개발 완료시기가 2013년 2월로 명시되어 있고, 시청각 인터랙션을 위한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술과 사용자 패턴 학습 및 내적 동기기반의 자율행위 기술 등이 기술이전 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예고되어 있다.

이 외에도 기술동향 코너에는 해당 과제와 유사한 기술들의 특허출원 현황이 빠짐없이 도표로 정리되어 있고 해당 기술의 시장규모 등이 추정되어 있다. 미래형 로봇 컴퓨터의 경우 상용화 시점부터 5년간 국내 시장 규모는 4,570억원이고 생산유발 효과는 6,736억원이라고 ETRI 기술경제연구부가 추정한 데이터가 게재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기대효과 부분에는 기술도입을 통해 얻게 될 경제적·산업적 기대효과가 마련되어 있다. 미래형 로봇 컴퓨터의 경우 로봇의 역할을 산업·제조 분야에서 일상생활까지 인간과 공존하는 형태의 로봇 컴퓨터 모델로 제시하여 신산업 창출을 기대하기 때문에 향후 158억 달러 규모의 세계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ETRI의 기술예고제 운영 관계자는 “ETRI의 기술예고제는 기술수요자들이 쉽게 기술을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라며 “개발중인 출연 연구기관의 우수한 기술을 미리 엿볼 수 있는 기술예고제를 통해 중소기업이나 개발자들이 블루오션형 미래사업 아이디어 발굴에 대한 능력을 배양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준래 객원기자 | joonrae@naver.com

저작권자 2013.03.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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