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12일 금요일

융합인재교육, 어디까지 왔나

융합인재교육, 어디까지 왔나

가시적인 성과물 속속 보여

 
지금 시행되고 있는 융합인재교육, 즉 STEAM 교육과 관련된 정책은 여러가지가 있다. 일선 교사들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연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가시적인 성과물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융합인재교육 관련 정책이 현재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11일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마련됐다.

대구대학교의 임성민 교수는 "STEAM교육 자체에 대한 학술적 정의가 없기 때문에 학교 일선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라고 하면서 이야기의 포문을 열었다. STEAM교육 1년차인 천곡초등학교의 초라미 교사는 "아이들의 대부분이 즐겁게 STEAM교육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STEAM교육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가 자존감이 높아졌고, 과학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된것 같다"라고 말했다.

역시 STEAM교육 1년차 대전 용산고등학교의 이은원 교사는 "입시 위주의 일반 인문계고교에서 STEAM교육을 시행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하면서도 "아이들이 흥미를 보이고 있고, 그 흥미가 관심과 기억으로 이어져 (효과가) 아직은 미미하지만 가시적인 성과물을 보이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STEAM교육 1년차의 교사들은 대부분 교사들 스스로가 프로그램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나 STEAM교육 관련 자료가 부족한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가이드 라인 안에서 융통성을 갖고 적용할 수 있도록 교과부 차원에서 짜여져있는 프로그램이 내려오면 좋겠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 STEAM교육 1년차의 교사들은 교사 스스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어렵고 여건이 뒷받침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명확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 줄 것을 당부하였다. ⓒScience Times


융합인재교육을 위한 다양한 노력
STEAM교육 2년차 교사들은 1년차 교사들보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에 참여했다. 시흥 매화고등학교의 강선화 교사는 "처음에는 아이들이 (STEAM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어렵게 느끼기도 했고 수업에 적용하는데도 시간이 조금 걸렸다"면서 "(STEAM교육 이전에는) 학생들이 단순히 이론을 외워서 시험을 보는 개념이었다면, 활동이 대부분인 STEAM교육을 실시하고 나서는 아이들이 사물을 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졌으며, 관심도와 집중도가 훨씬 좋아졌다"며 학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설명했다.

천안 봉서중학교의 김현정 교사 역시 "아이들이 스스로 방향을 찾고 진행하는데까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면서 "STEAM교육에 대한 다른 교사들의 인식도가 높아졌으며 관심을 보이는 교사들도 많다"라고 말했다. STEAM교육이 단순히 소수 교사들과 연구원들만의 개념이 아니라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독정초등학교의 이은옥 교사는 "아이들과 학부모의 만족도 모두 높은 편이다. STEAM교육 이전에는 아이들이 질문을 하지 않았는데, 교육 이후에는 질문도 많아지고 아이들이 스스로 자기주도 학습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직까지 프로젝트 연구를 위한 인프라가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교사들도 관련 배경 지식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관련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덧붙였다.
▲ STEAM교육 2년차 교사들은 그 효과를 이미 몸으로 느끼고 있으며, 가시화된 연구 결과들을 카테고리화하여 더 많은 교사들이 쉽게 참여하고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Science Times


이야기가 오가는 중 가장 많은 호응을 이끌었던 부분은 울산 반천초등학교의 성화용 교사가 STEAM교육을 스마트폰에 비유한 설명이었다. 성화용 교사는 "STEAM교육을 스마트폰으로 예를 들어 설명해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성화용 교사는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에) 보지도, 사용해보지도 못한 것에 대해 교육을 하려면 각자 재구성을 할 수 밖에 없다. 재구성해서 교육을 실시했으나 막상 나온 결과물은 교육과 다르다. 그 사이에서 혼란이 올 수 있다" 라고 하면서 "STEAM교육 1년차의 경우, (스마트폰에 어떤 프로그램을 넣어야 할지 모르는 것처럼) 어떤 프로그램을 넣어야 할지 고민을 하게 된다. 2년차가 된 지금은 스스로가 만든 프로그램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없어서 쉽게 공유할 수도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STEAM교육 1년차 교사들이 갖고 있는 고민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들이 부족하다. 가시적인 연구결과들도 많고, 좋은 것도 많은데, 그것이 카테고리화 되어있지 않다면 더 많은 교사들이 STEAM교육에 참여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소설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과학자는 우주의 한 점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보고, 시인은 시간의 한 점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느낀다"라고 이야기했다. 과학자와 시인, 분야는 다르지만 두 사람 모두 공감각적인 시각을 가지고 통합적으로 전체를 이해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STEAM교육은 단순히 아이들이 과학과 수학에 흥미를 갖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관심과 흥미 유발, 더 나아가 'The Whole man'이라 일컫는 융합인재를 육성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현실적으로 STEAM교육이 전면 시행되기에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일선 교사들은 이미 그 효과를 몸으로 느끼고 있다. STEAM교육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더욱 필요한 때다.
*The Whole man : 전인(全人)을 일컫는 말. 지(知)ㆍ정(情)ㆍ의(意)를 모두 갖춘 사람. 결함이 없이 완전한 사람을 나타낸다.

이슬기 객원기자

저작권자 2012.10.12 ⓒ ScienceTimes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