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10일 수요일

지구 외각, 녹은 핵 둘러싸고 회전

지구 외각, 녹은 핵 둘러싸고 회전

맨틀층의 온도와 조성 차이

 
지구의 맨 겉 껍데기인 외각(外殼) 전체가 녹은 핵 주위를 이리저리 방황하며 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새로운 연구가 나왔다고 MSNBC가 최근 보도했다.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 연구진은 지각(地殼)을 구성하는 판들의 운동을 가리키는 '판이동'이나 자기극의 움직임을 가리키는 '겉보기 자기극 이동'과는 다른 '진극배회'(眞極徘徊) 시뮬레이션에서 이런 현상을 발견했다고 지구물리학연구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지구는 탄생 후 여러 시기에 회전하는 핵을 둘러싸고 고체 상태인 지각과 맨틀층이 이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극배회는 외각이 마치 복숭아 씨앗과 분리된 과육처럼 이리저리 움직이는 현상을 가리킨다.

과거 연구들은 1억2천만~1억년 전 사이 백악기 초기에 지구가 진극배회를 겪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진극배회가 언제,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일어났는가를 판단하는 것은 외각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안정된 기준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달려 있다. 주변의 물체들과 대비해야만 구름의 움직임을 알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화산활동이 되풀이 일어나는 '다발지역'은 이런 기준점이 될 수 있다. 학자들은 지핵 부근에서 녹은 암석이 곧장 위로 치솟는 '맨틀 융기'에 의해 이런 화산활동 다발지점이 생기는 것으로 시사해 왔다.

하와이 제도 같은 긴 열도들은 이처럼 맨틀융기에 의해 판이 솟아오르면서 형성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난 수십년간 화산활동 다발지역을 고정된 지형으로 생각해 왔다. 즉 맨틀 융기 주위의 물질이 휘저어져 대류환(對流環)이라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이 대류환이 맨틀 융기의 방향과 위치를 직선으로, 한 자리에 고정시키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근래 들어 학자들은 맨틀융기가 약간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조짐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지각 밑의 맨틀층이 흐르는 것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런 관점에서 보면 맨틀 융기는 이동하고 구부러지고 '맨틀풍'에 의해 왜곡되기도 하며 그 결과 오랜 시간에 걸쳐 화산활동 다발지역이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화산활동 다발지역이 서서히 이동한다는 전제로 이런 곳에서 형성되는 열도들을 보다 정확히 관찰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개발하고 이를 외각이 지구 자전축에 대해 움직이는 방식과 비교했다.

이는 지구 자기장이 지핵의 회전축과 같은 방향으로 나 있어 고대 암석을 분석하면 과거 자기장 방향을 알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녹은 암석 속의 자성 광물은 나침반처럼 자력선과 방향이 일치하고 암석이 굳어지면 방향은 바뀌지 않게 된다.

시뮬레이션과 자기장 암석 기록 분석 결과 연구진은 지난 9천만년 동안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진극배회가 세 차례 일어났음을 발견했다.

9천만~4천만년 전 사이에 일어난 두 건은 외각이 자전축을 중심으로 9°가까이에 걸쳐 앞뒤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구 외각은 지난 4천만년 동안 진극배회를 계속해 100만년에 0.2°씩 서서히 회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이 맨틀층의 온도와 조성 차이로 인한 물질 섞임에 의해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그러나 어떤 특정 사건이 어떤 진극배회를 일으켰는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면서 앞으로 그 원인에 대해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제공

저작권자 2012.10.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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