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의 놀라운 재생 능력
피부 떼어내고 도망치는 생쥐
사이언스타임즈 라운지 뉴스를 보면 정치인이나 기업인들에게 큰 문제가 생겼을 때 자신이 책임지지 않고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은 사람으로 하여금 대신 대가를 치르게 하는 생색내기식의 일처리를 하는 상황을 두고 흔히 ‘도마뱀 꼬리 자르기’식이라는 비유를 하곤 한다.
실제로 도마뱀은 천적의 공격으로 인해 위험에 처할 경우 꼬리를 흔들어 적을 유인한 다음 꼬리를 잘라버리고 도망친다. 천적이 살아서 꿈틀거리는 도마뱀 꼬리에 정신이 팔려 있는 동안 도마뱀은 안전한 곳으로 피하는 것이다.
실제로 도마뱀은 천적의 공격으로 인해 위험에 처할 경우 꼬리를 흔들어 적을 유인한 다음 꼬리를 잘라버리고 도망친다. 천적이 살아서 꿈틀거리는 도마뱀 꼬리에 정신이 팔려 있는 동안 도마뱀은 안전한 곳으로 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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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마뱀은 위험에 처할 경우 꼬리를 자르고 도망친다. ⓒmorgueFile free photo |
도마뱀 꼬리의 6번째 이하 척추뼈에는 연골로 만들어진 수평 방향의 골절면이 달려 있어 쉽게 떼어낼 수 있다. 또한 혈관과 신경이 억제돼 있어서 꼬리가 떨어져도 혈액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구조를 지닌다. 게다가 잘려나간 꼬리는 나중에 다시 재생되므로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자연에서 도마뱀이 꼬리를 자르는 실상은 언론에서 흔히 비유하는 인간들의 ‘도마뱀 꼬리 자르기’와는 아주 많이 다르다.
우선, 도마뱀은 면죄부를 받기 위해 쉽사리 ‘꼬리 자르기’ 결단을 내리는 인간들과 달리 절체절명의 순간에만 딱 한 번 자신의 꼬리를 자른다. 그 이유는 꼬리를 자르는 일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도마뱀에겐 매우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잘린 꼬리가 다시 자라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데, 그 기간 동안에는 영양분이 그쪽으로 몰리므로 몸이 성장하지 못할뿐더러 동작이 굼떠져서 동료 도마뱀들로부터 배척을 당하기 일쑤다. 또 잘린 자리에 새로 돋아나는 꼬리의 경우 꼬리뼈는 재생되지 않고 다만 연골과 비슷한 백색의 힘줄이 생겨나므로 다시는 자를 수 없다. 따라서 앞으로 천적을 만나도 비장의 무기를 사용할 수 없다는 위험 부담을 안아야 한다.
때문에 여우나 매, 까마귀 등 독이 없는 천적이 사는 지역보다는 꼬리를 살짝만 물려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독사가 사는 지역에 서식하는 도마뱀들에게서 꼬리 자르기 능력이 발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제 간단할수록 재생 능력 발달
도마뱀의 경우 꼬리만 다시 재생되지만 도롱뇽은 전체 다리의 뼈와 근육까지 완전히 재생할 수 있다. 개구리처럼 생긴 양서류인 ‘영원’은 다리 외에도 망막, 수정체, 턱 등이 재생 가능하다.
또 불가사리는 여러 조각으로 절단해도 절단된 조직 하나에서 한 마리의 불가사리로 재생되며, 플라나리아도 절반으로 자르면 반 토막 난 몸이 재생돼 두 마리로 만들어진다. 이 같은 재생능력은 체제가 간단하고 계통적으로 진화의 정도가 낮은 종일수록 발달했다.
예를 들면 개구리나 도마뱀을 잡아 실험적으로 척수를 잘라낼 경우 며칠 만에 중추신경이 재생돼 움직임을 되찾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그럼 왜 사람 같은 포유류의 중추신경 시스템에는 그런 재생 능력이 없는 것일까.
그것은 포유류의 중추신경 시스템이 양서류나 파충류에 비해 훨씬 정교하게 세밀하게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복잡한 시스템에는 쉽게 변하지 못하도록 재생을 억제하는 물질들이 생산되고 있다.
쉽게 비유하자면, 단순한 구조를 지닌 빗자루가 요즘 가정에서 사용하는 진공청소기보다 고장이 났을 때 훨씬 수리하기 쉬운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그런데 최근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동물들의 재생능력이 잇달아 보고되어 눈길을 끈다. 일본 연구진은 오키나와 제도에 서식하는 달팽이가 천적인 뱀에게 물릴 경우 꼬리 부분을 잘라내고 껍질 안으로 피신한 다음, 잘린 꼬리를 나중에 재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달팽이가 꼬리를 자르는 것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사실이다.
흥미로운 것은 같은 오키나와 달팽이라도 뱀이 서식하지 않는 지역의 달팽이는 그런 능력을 지니지 않았다는 점이다.
잃어버린 재생 능력 되찾을 수 있을까
한편,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 연구팀은 포유류로서는 최초로 손상된 피부를 재생하는 능력을 가진 아프리카 가시생쥐 두 종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Acomys kempi’와 ‘Acomys percivali’라는 두 종의 아프리카 가시생쥐는 피부조직이 제거됐을 때 상처 조직이 자라는 다른 생쥐들과는 달리 모낭과 피부, 땀샘, 가죽, 심지어 연골까지 완전히 재생하는 능력을 지닌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이 생쥐들은 천적에게 잡혔을 때 피부를 쉽게 떨어뜨리거나 부수어 자신의 피부 일부를 떼어내고 도망치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생쥐들이 재생조직의 새로운 방법을 갖도록 진화했을 가능성보다는 도롱뇽처럼 재생을 지시하는 유전자가 포유류에서 중단되어 있다가 그 기능이 다시 활성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연구진은 이 같은 유전자의 기능이 인간에게서도 활성화될 수 있다고 보고, 척추동물 전반에 걸쳐 존재하는 공통적인 유전자 청사진을 조사해 인간의 재생능력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할 계획이라고 한다. 어쩌면 인간도 그동안 잃어버렸던 ‘도마뱀 꼬리 자르기’ 능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의미다.
하지만 자연에서 도마뱀이 꼬리를 자르는 실상은 언론에서 흔히 비유하는 인간들의 ‘도마뱀 꼬리 자르기’와는 아주 많이 다르다.
우선, 도마뱀은 면죄부를 받기 위해 쉽사리 ‘꼬리 자르기’ 결단을 내리는 인간들과 달리 절체절명의 순간에만 딱 한 번 자신의 꼬리를 자른다. 그 이유는 꼬리를 자르는 일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도마뱀에겐 매우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잘린 꼬리가 다시 자라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데, 그 기간 동안에는 영양분이 그쪽으로 몰리므로 몸이 성장하지 못할뿐더러 동작이 굼떠져서 동료 도마뱀들로부터 배척을 당하기 일쑤다. 또 잘린 자리에 새로 돋아나는 꼬리의 경우 꼬리뼈는 재생되지 않고 다만 연골과 비슷한 백색의 힘줄이 생겨나므로 다시는 자를 수 없다. 따라서 앞으로 천적을 만나도 비장의 무기를 사용할 수 없다는 위험 부담을 안아야 한다.
때문에 여우나 매, 까마귀 등 독이 없는 천적이 사는 지역보다는 꼬리를 살짝만 물려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독사가 사는 지역에 서식하는 도마뱀들에게서 꼬리 자르기 능력이 발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제 간단할수록 재생 능력 발달
도마뱀의 경우 꼬리만 다시 재생되지만 도롱뇽은 전체 다리의 뼈와 근육까지 완전히 재생할 수 있다. 개구리처럼 생긴 양서류인 ‘영원’은 다리 외에도 망막, 수정체, 턱 등이 재생 가능하다.
또 불가사리는 여러 조각으로 절단해도 절단된 조직 하나에서 한 마리의 불가사리로 재생되며, 플라나리아도 절반으로 자르면 반 토막 난 몸이 재생돼 두 마리로 만들어진다. 이 같은 재생능력은 체제가 간단하고 계통적으로 진화의 정도가 낮은 종일수록 발달했다.
예를 들면 개구리나 도마뱀을 잡아 실험적으로 척수를 잘라낼 경우 며칠 만에 중추신경이 재생돼 움직임을 되찾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그럼 왜 사람 같은 포유류의 중추신경 시스템에는 그런 재생 능력이 없는 것일까.
그것은 포유류의 중추신경 시스템이 양서류나 파충류에 비해 훨씬 정교하게 세밀하게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복잡한 시스템에는 쉽게 변하지 못하도록 재생을 억제하는 물질들이 생산되고 있다.
쉽게 비유하자면, 단순한 구조를 지닌 빗자루가 요즘 가정에서 사용하는 진공청소기보다 고장이 났을 때 훨씬 수리하기 쉬운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그런데 최근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동물들의 재생능력이 잇달아 보고되어 눈길을 끈다. 일본 연구진은 오키나와 제도에 서식하는 달팽이가 천적인 뱀에게 물릴 경우 꼬리 부분을 잘라내고 껍질 안으로 피신한 다음, 잘린 꼬리를 나중에 재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달팽이가 꼬리를 자르는 것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사실이다.
흥미로운 것은 같은 오키나와 달팽이라도 뱀이 서식하지 않는 지역의 달팽이는 그런 능력을 지니지 않았다는 점이다.
잃어버린 재생 능력 되찾을 수 있을까
한편,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 연구팀은 포유류로서는 최초로 손상된 피부를 재생하는 능력을 가진 아프리카 가시생쥐 두 종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Acomys kempi’와 ‘Acomys percivali’라는 두 종의 아프리카 가시생쥐는 피부조직이 제거됐을 때 상처 조직이 자라는 다른 생쥐들과는 달리 모낭과 피부, 땀샘, 가죽, 심지어 연골까지 완전히 재생하는 능력을 지닌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이 생쥐들은 천적에게 잡혔을 때 피부를 쉽게 떨어뜨리거나 부수어 자신의 피부 일부를 떼어내고 도망치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생쥐들이 재생조직의 새로운 방법을 갖도록 진화했을 가능성보다는 도롱뇽처럼 재생을 지시하는 유전자가 포유류에서 중단되어 있다가 그 기능이 다시 활성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연구진은 이 같은 유전자의 기능이 인간에게서도 활성화될 수 있다고 보고, 척추동물 전반에 걸쳐 존재하는 공통적인 유전자 청사진을 조사해 인간의 재생능력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할 계획이라고 한다. 어쩌면 인간도 그동안 잃어버렸던 ‘도마뱀 꼬리 자르기’ 능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의미다.
 저작권자 2012.10.11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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