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염증반응이 노화 유발

미세 염증반응이 노화 유발

토요과학강연회 현장 취재

 

“질병의 근본 원인은 ‘노화’입니다. 노화과정을 이해하고 조절하면 질병을 예방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소식(小食)과 적당한 운동, 그리고 비타민과 항산화제가 함유된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노화를 조절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지난 6일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에서 열린 토요과학강연회에서 ‘노화의 비밀과 건강장수’라는 주제로 강연한 정해영 부산대 분자염증노화제어연구센터 교수의 말이다. 정 교수는 미세한 염증으로 생성되는 활성산소·질소가 노화의 주범이라는 가설을 제시해 노화와 염증의 상관관계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 우수 과학자의 연구결과 및 최근 연구동향을 쉽고 재미있게 강연하는 ‘토요과학강연회’가 6일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에서 열렸다. ⓒ권시연

그가 제시한 가설은 노화과정에서 활성산소·질소가 축적되면 세포가 손상되거나 죽는데, 이때 죽은 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체내의 면역세포가 활성화되고, 이로 인해 미세 염증반응(분자염증반응)이 말초조직에서 지속적으로 생성되며, 이것이 다시 활성산소·질소의 과다생성을 조장해 노화와 노인성 질환을 촉진한다는 것.

나이가 들면서 몸 여기저기에서 약한 통증을 느끼는 것은 분자염증반응시 생성되는 프로스타글라딘(prostaglandin)이라는 물질이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 일단 분자염증반응이 일어나면 활성산소 생성과 염증반응이 체내에서 끊임없이 진행되는데, 이렇게 염증반응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노화가 진행되는 것이다. 즉 분자염증이 노화와 노인성 질환의 주범이라 할 수 있다.

정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차세대 시퀀서(Next Generation Sequencer)를 통해 분자염증가설의 증거를 마련했으며, 향후 5년 뒤에는 DNA의 총체를 USB에 담아서 병원에 가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했다.

식이제한, 수명연장에 가장 효과적
정 교수는 ‘노화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지방대사 PPAR와 염증 NF-кB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PPAR의 활성화를 위해 하루 2000kal 이하로 섭취하는 소식과 30분 운동, 비타민C 500mg 섭취를 권장했다. 또한 분자염증을 제거하고 뇌의 순환을 촉진하는 오메가3지방산, 활성산소·질소를 제거하는 녹차를 추천했다.

수명연장의 효과를 살펴보면 식이제한이 운동, 항산화제 사용, 약물 방법, 유전인자 조작에 비해 월등히 높다. 약물 방법은 ‘식이제한을 모방하는 약’을 만드는 것으로 전 세계적으로 신약개발이 가시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어 그는 “삶의 질은 선택하기 나름인데 무병장수로 양질의 삶을 살기위해서는 성공자의 사고방식이 필요하다”며 “한 가지 목표에 집중해서 성공한 자화상을 마음에 항상 그리며,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으로 전략 투구하라”고 조언했다.

▲ 한국연구재단이 주최한 토요과학강연회에서 ‘노화의 비밀과 건강장수’라는 주제로 강연한 정해영 부산대 교수는 “생체의 미세한 염증반응이 노화를 유발한다”고 말했다. ⓒTheScienceTimes

약사가 꿈이라는 김도연(영파여고 2) 학생은 강연을 마친 정 교수에게 진로와 직업에 대해 질문했고, 김도연 학생에게 강연회를 소개한 이세연(영파여고 2) 학생은 “입학사정관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학교 선생님의 추천으로 참석하게 됐는데 과학이 더 재미있어졌다”고 말했다.

물리를 전공한 양영호 영락고등학교 교사는 “토요과학강연회에서 진행되는 강연이 유익해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면 좋을 것”이라며 “다만 조금 피상적이라 1개의 주제를 2~3차례에 걸쳐 심층적으로 다루는 강연도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또한 그는 “결국 강연회에 계속 오는 것은 마니아층으로 이들을 위한 체계적인 후속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은퇴한 교수들이 나서주면 좋겠고, 이들이 고교 동아리 활동도 지원해준다면 생물, 화학, 지구과학 등 전반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우수 과학자의 연구결과 및 최근 연구동향을 쉽고 재미있게 강연하는 ‘토요과학강연회’는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이 주최하고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관장 최진복)이 주관하며 매달 2회 진행된다.

권시연 객원기자 | navirara@naver.com 저작권자 2012.10.08 ⓒ ScienceTimes